
펫택스(Pet Tax)란, 반려동물 용품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붙은 프리미엄 비용을 말합니다.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마케팅 용어에 휘둘려 펫택스를 지불하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의 펫택스를 아껴드립니다.
-수의사 리뷰어-
굳이 꼭 해야만 하겠다면 위험성은 알고 해 주세요.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어떠한 '공신력' 있는 기관도
이를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생식' 말이죠.
강아지, 고양이의
생식/자연식/화식은
추천할 수 없습니다
최근 국내의 크고작은 업체의 반려동물 사료 마케팅 트렌드는 생식, 자연식, 화식입니다. 눈치채고 있으셨나요? 마치 생식, 자연식, 화식을 하지 않으면 무심한 보호자인 양, 그렇게 표현하지요?
그런데 굳이 공급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마케팅 시류에 휩쓸릴 필요는 없습니다.
생식/자연식/화식 제조 업체와 이에 관련된 책을 써 내는 사람들은 이런 방식의 식이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지 않습니다. 인류의 공중보건이 어쨌든 간에 내 주머니를 불려 줄 제품의 매출액 증대를 위해 최대한 많이 많이 팔아야 하니까요.
자연식이라니.. 아주 기깔나게 판매 용어를 뽑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굉장히 무해할 것 같이 단어를 뽑았더라고요. 도대체 이게 왜 '자연'식으로 표현이 되는지.. 자연이라면 아무래도 좋아보이지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인류는 불의 발견으로 날 것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수명이 연장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자연식이나 화식도 반려동물의 주식으로 삼아서는 안되지만, 첫번째로는 가장 폐해가 큰 생식에 대해서 언급을 할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반려동물의 생식(날고기 섭취)은 사람과 반려동물에게 공중보건학적인 위해 요소가 됩니다. 인류가 이를 개선하려고 의학을 발전시켜 온 것에 완전히 역행하는 처사로 볼 수 있지요.
AAFCO(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미국 사료관리협회))와,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미국 연방 식품의약국))는 생식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볼까요?
원활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는 의역을 실시했습니다.
AAFCO가 언급하는 '생식(Raw food)'
반려동물 사료의 대부분은 날것이 아니며,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제조과정에서 열처리되었으나, 일부는 날고기 생식 사료로서 판매가 됩니다.
대부분의 날것(또는 덜 익힌) 동물사료는 육류, 다진 뼈, 내장육, 날달걀, 야채 또는 과일 및 일부 유제품으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익히지 않은 원료로 인해 살모넬라균과 같은 박테리아가 인간에게 교차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박테리아는 사람들, 특히 어린이와 노인 및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에 비해 이러한 박테리아에 더 저항력이 있기도 하지만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니며, 개 고양이 또한 박테리아로 인해 질병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날고기가 담긴 강아지의 밥그릇에 접근할 수 있습니까? 먹지 않은 날고기는 다시 냉장고로 들어가나요? 강아지의 밥그릇은 얼마나 자주 설거지하나요? 바닥에 쏟은 고기는 바닥과 그릇의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나요?
살모넬라를 비롯한 날고기의 박테리아는 위의 사항에 대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FDA가 언급하는 '생식(Raw food)'
FDA는 살모넬라와 리스테리아의 감염 문제로,
반려동물에게 날고기(생식)를 급여하지 않기를 경고합니다.
살모넬라와 리스테리아로 오염된 반려동물의 사료와 간식은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중보건의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반려동물은 이러한 병원체로 인해 질병이 유발될 수 있고, 박테리아의 보균자가 되어 병에 걸리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전염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오염된 반려동물 사료 또는 간식을 만지거나 오염된 먹을거리와 접촉한 표면을 만지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살모넬라나 리스테리아를 만진 사람이 다른 물체를 만지면, 이 물체를 만진 또 다른 사람이 박테리아에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살모넬라나 리스테리아가 반려동물의 위장관에 자리를 잡으면, 반려동물은 박테리아를 배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오염은 계속 확산됩니다.
열 조리와 같은 병원균에 대한 효과적인 방제 없이, 날고기에 살모넬라나 리스테리아와 같은 병원균이 포함될 가능성은 높으며, 냉장이나 냉동이 박테리아를 죽이지는 않습니다.
(+ 요리의 기본은 냉동한 고기를 녹였다가 다시 얼려 사용하지 않는 것이죠?(백종원의 골목식당에도 자주 나오는 이야깁니다.) 그런데 그걸 또 반려동물에게 익히지도 않고 날로 먹인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정말...)
아래는 FDA의 조사로 2020년에 회수된 펫푸드와 회수된 사유입니다.
이 중 살모넬라와 리스테리아로 인해 회수된 제품을 분홍색으로 칸에 칠해두었고, 생식/자연식을 암시(Raw, Freeze, Fresh, Nature)하는 제품명과 브랜드명, 회사명을 사용하는 곳에는 붉은 글씨로 표시해 두었습니다.
대부분의 살모넬라와 리스테리아 관련되어 회수된 제품은 생식을 표방하며, 이는 단순히 날 것 뿐만이 아니라 냉동한 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 회수된 펫푸드 제품과 사유 리스트 원문은 다음 링크의 FDA 웹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fda.gov/animal-veterinary/safety-health/recalls-withdrawals)
과학적인 유해성이 분명해서 공중보건학적으로 중단이 권고되는 '생식'과 같은 사항을, 생식 강경파의 '자연주의'에 입각하여 설명하는 것이 2020년에 맞는 선택 기준인지 모르겠네요.
이 글이 생식이나 자연식, 화식을 고집하는 분들에게 분명히 언짢은 글이 될 거란 걸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심기에 불편한 내용이더라도, 전문가는 절대다수 인류공공의 건강을 위해서는 문제가 있는 사항은 분명히 짚고 이와 관련된 과학적 내용을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문제가 되는 것이 여러 개가 있고, 뚜렷하게 좋은 점이 증명된 것이 없다면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료로 알러지가 발생했다는 말씀들... 아마 첨가제가 아니라 단백질 종류의 문제일 겁니다.
이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신 분들은 생식을 실시하는 분들의 몇 % 나 될까요?
진료를 하면서 만난 생식을 선호하는 분들을 보면, 저는 그런 노력을 기울인 보호자는 생식을 하는 사람들 중 아주 소수일 뿐이라고 봅니다.
생식을 하지 말라는 글을 쓰려면 저의 반대편에서 생식/자연식/화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왜 이런 식이를 선호하는지 그 의견도 알아볼 필요가 있어서, 좀 알아보고 사서 고통을 받아 봤습니다.
생식을 실시하는 사람들은 '명현 현상'에 대해서 말하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지구 편평론자도 나름의 논리가 있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의 눈에는 이해가 어렵듯이, 과학적 사고를 하고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명현 현상을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명현 현상'을 검색 포탈에서 뉴스로 검색해 보면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아시나요?

식약처가 '명현 현상' 같은 건 작정하고 속이는 것이니 믿지 말고, 이건 좋은 현상이 아닌 '이상 증상'이라고 하네요.
혹~시나 제가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전 세계의 수의사들이 모여있는 웹사이트에서 일반의 뿐만이 아니라 수의학 전문의들의 의견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여기에도 전문가의 이견은 없습니다.
진짜 전문가들은 생식을 찬성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전문가 지위를 획득한 '수의 영양학 전문의'도 아닌, 자칭 전문가라고 일컫는 '팔이 피플'이 생식/자연식/화식을 만들어 판매하죠.
수의 영약학 전문의는 기본적으로 일반 수의사 학위를 획득해, 수의 생리학과 질병 등 수의학 전반에 대한 이해와 이에 동물 영양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수년 간의 시간을 들여 전문의 지위를 얻고, 전문의가 되고 나서도 반려동물 한 마리 한 마리마다 자세한 문진과 여러 검사 기록을 참고하여 레시피를 작성합니다.
반려동물의 상태에 딱 맞는 레시피는 관련 지식의 습득이 부족한 사람이 책 몇 권 읽는 '나름의 공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극도로 제한된 분야의 '전문가' 영역에 있는 것이라는 말 입니다.
생식이 좋다는 근거로 말씀하시는 공통된 내용들이 몇 가지가 있던데, 한 가지 대표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생식을 실시하니 변의 부피가 작아졌고,
이것은 생식의 소화율이 좋다는 근거이다(?)
→ 사람도 몸의 60~70%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지요. 날고기 역시도 주요 구성원은 수분입니다. 실제 단백질량은 고기의 부피 대비 상당히 적죠.
소화 과정을 거치며 수분이 다 빠져나가니까 변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소화율이 좋은 것이 아니라, 단지 날고기가 수분 함유량이 높고 실질 단백량은 적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익힌 고기와 생고기의 소화율은 동물과 사람의 건강을 담보 잡힐 정도의 차이는 없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수분 섭취량의 차이'는 반려동물의 컨디션 상태와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느꼈다면 기존에 수분 섭취량이 적은 것이 아니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물은 생명활동에 정말 중요한 요소거든요.
그리고 추가적인 간식을 급여하면서 탄수화물을 계속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는지도요.
사료의 탄수화물 양이 많은 것이 아니라 추가 급여하는 먹을거리의 탄수화물에 문제가 없었는지 체크가 필요합니다.
특히 비스킷, 쿠키류, 고구마 같은 간식을 주시면서 '사료에는 탄수화물이 많아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생식은 늘 찬성할 수 없지만, 화식(또는 자연식)이라고 일컫는 익힌 먹을거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질병이 없는 동물'에게 가끔 특식으로 제공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위와 같은 이유로 영양 밸런스를 스스로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식으로 제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장기적인 영양 불균형은 회복이 어려운 몸의 이상을 초래합니다. 잘못된 영양 균형은 빠르게 몸을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점차 점차 눈치채기 어려운 속도로 몸을 망가뜨립니다.
시판 사료에 대해 알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이 뭉치고 뭉친 경우를 자주 보는데, 글로벌 사료 제조사의 사료는 자격이 있는 훌륭한 전문가의 많은 연구와 검증과정을 거친 결과물입니다.
팔이 피플이 책 몇 권 읽고 뚝딱 만들어 낸 제품과 절대 비교도 될 수 없는 좋은 퀄리티의 것인데, 마치 팔이 피플의 그것보다 한참 못 미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깝기가 그지없습니다.
직접 만들어 준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가지시는 분들도 있는데,
정성을 들인 것이 꼭 좋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이걸 잊기가 쉬운 것 같아요.
생식/자연식/화식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씀드렸지만 어차피 하실 분들은 계속 하시겠지요. 하지만 전문가 집단은 이런 식이, 특히 생식을 중단할 것을 늘 말하고 있다는 점은 유념하셔야겠습니다.
글을 읽고 생식에 대해 좀 찜찜해지셨나요?
그렇다면 저는 저의 소임을 다 했네요.
네, 생식은 아무래도 늘 찜찜한 것이 맞습니다.
↓(본문 작성을 위해 참고한 AAFCO 원문 링크)
Raw Foods
Retailers may sell raw pet foods; however, the majority of complete pet food products are not raw. They have been heat-treated during manufacturing to prevent microbial contamination. Pet food manufacturing plants often have limits regarding the receiving
talkspetfood.aafco.org
↓(본문 작성을 위해 참고한 FDA 원문 링크)
FDA Alert About Performance Dog Raw Pet Food
FDA is cautioning pet owners not to feed Performance Dog frozen raw pet food after a sample tested positive for Salmonella and/or L. mono.
www.fda.gov
▼ 그렇다면 사료는 뭘 보고 골라야 할까
[수의사 리뷰] 강아지 고양이 좋은 사료 고르는 방법/추천
펫택스(Pet Tax)란, 반려동물 용품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붙은 프리미엄 비용을 말합니다.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마케팅 용어에 휘둘려 펫택스를 지불하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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