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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고양이 용품

[수의사 리뷰] 강아지 슬개골과 상업적 계단 광고와 영양제

펫택스(Pet Tax)란, 반려동물 용품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붙은 프리미엄 비용을 말합니다.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마케팅 용어에 휘둘려 펫택스를 지불하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의 펫택스를 아껴드립니다.

-수의사 리뷰어-



슬개골 탈구에 계단이 나쁘다고?
슬개골 탈구 예방에는 계단 사용이 필수라고?
슬개골 탈구를 예방하고 싶으면 영양제를 먹으라고?

강아지의 슬개골(무릎뼈)
상업적 계단 광고와 영양제


네?


네??


위 두 이미지는 놀랍게도 같은 업체의 같은 제품 광고입니다.
(슬개골 탈구에 계단이 나쁘다는건지 좋다는건지 둘 중 하나만 하세요...)

침대와 바닥을 오르내릴 수 있는 강아지 고양이 계단을 판매중인 모 업체의 광고 문구인데요, 강아지의 슬개골 탈구를 비롯해서 강아지 고양이 모두 다리에 문제가 있을 때 다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기 위해 계단 사용이 추천되지요.


판매 업체는 상반되는 말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틀렸습니다.


1. "건강을 위해 산 계단, 오히려 슬개골에 안좋다고?"
→ 아닙니다

2. "반려동물 80% 이상이 앓고 있다는 슬개골 탈구"
→ 아닙니다

3. "관절 질환 예방을 위해 계단 사용은 필수입니다"
→ 아닙니다

4. "그럼 슬라이드형이 계단보다 좋을까?"
→ 맞는것도 아니고 틀린것도 아닙니다




아래는 사람의 자료이기는 하지만 슬개골(무릎뼈)의 움직임을 보는데 참고가 될만해서 가져와 보았습니다.

보시는 것 처럼 동물의 무릎이 굽혀질 때는 아래 처럼 슬개골(무릎뼈)이 무릎 관절의 사이 고랑을 따라 이동을 합니다.

이미지: Relative Motion Of The Patellar Over Full Flexion, From Above GIF ...

Google에서 검색된 gfycat.com 이미지

www.google.co.kr

이미지: Patellofemoral Joint Motion And Patellar Tracking GIF | Gfycat

Google에서 검색된 gfycat.com 이미지

www.google.co.kr


정상상태에서 슬개골(무릎뼈)은 위의 움직이는 이미지처럼 인대에 잘 매달려서 관절 사이 고랑을 따라 부드럽게 슬라이딩하며 이동을 합니다.

하지만 슬개골 탈구가 있다는 말은,
유전적 요인이나 외상성의 요인으로 이 인대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관절의 고랑이 얕아져 슬개골이 정상 위치에서 자꾸 빠지게 되는 것(습관성 탈구)을 의미합니다.

습관성으로 탈구되는 슬개골로 인해 주변 연부 조직에는 염증이 유발되게 됩니다. 이렇게 발생한 염증으로 동물이 보행을 할 때 통증을 느끼는 것이고요.

이렇게 습관성으로 탈구되는 슬개골이 계속 반복해 빠지게 되면 될수록 무릎 안쪽의 전십자인대가 이겨내지 못하고 손상을 입다가 결국 끊어지도 합니다.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보통은 엄청난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심한 통증과 다리가 고정되지 못하는 문제로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 되지요.




자 그렇다면 우리의 계단은 어떤 역할을 하는걸까요?

강아지 고양이가 신나서 달리거나 점프를 할 때면 뒷다리가 아래 사진처럼 쭉 펴지죠.


강아지나 고양이가 격렬한 뜀박질을 하거나 높은 곳을 올라가려고 점프를 할 때는 뒷다리가 펴지면서 슬개골은 무릎 관절의 고랑에서 고랑 위쪽으로 이동을 합니다. 이미 슬개골의 불안정성이 높은 슬개골 탈구가 있는 친구들은 이 상황에 쉽게 탈구가 되겠죠.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릴 때는 착지를 하면서 무릎 관절에 실리는 하중이 증가하며 무릎에 큰 부담을 줍니다.

슬개골 탈구가 있는 동물의 경우 두 경우 모두 무릎에 견딜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부담이 실릴 수는 있어서, 무릎을 비롯한 다리에 문제가 있는 동물들은 점프를 하거나 뛰는 동작(+미끄러지는 동작)을 하지 않을 것을 권유합니다. 문제 상태가 '더' 나빠질 소지가 있어서요.

이 때 계단이 사용되는거고요, 계단을 오르내리락 걸어다니면 점프를 하지 않겠죠.

다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 정상적으로 이 정도의 부담은 완충을 하기 때문에 계단 설치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1. 건강을 위해 산 계단, 오히려 슬개골에 안좋다고?
→ 아닙니다

슬라이드형 계단을 팔려고 하다보니 카피를 무리하게 뽑은 것 같은데, 슬개골 탈구를 가진 강아지 고양이에게 계단이 안 좋을 건 없죠.

이미 다리에 문제가 생겨서 계단을 구매한 경우라면 뒷다리의 부담을 덜어주니 좋을거고, 지금 다리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 굳이 없어도 될 수는 있지만 안 좋을건 없죠.

2. 반려동물 80% 이상이 앓고 있다는 슬개골 탈구
→ 아닙니다


반려동물이 강아지만을 말하고 싶은거였겠지만, 일단 반려동물은 강아지만 의미하는건 아니죠.

그리고 전체 강아지의 80%가 슬개골 탈구가 있다는 말도 잘못됐습니다.

특히나 강아지가 중형견 이상(체중 10kg 이상)이라면 외상성이 아니고서야 슬개골 탈구가 있기를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누구의 뇌피셜일지... 예전에도 어느 광고에서 이런 걸 본 기억이 있는데 같은 광고사에서 만든 광고 카피일까요.


3. 관절 질환 예방을 위해 계단 사용은 필수입니다
→ 아닙니다


계단을 사용한다고 슬개골 탈구를 비롯한 관절 질환이 예방 되는건 아닙니다.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은 가능합니다.


4. 그럼 슬라이드형이 계단보다 좋을까?
→ 맞는것도 아니고 틀린것도 아닙니다


뭐.. 계단이나 슬라이드나 차이가 크게 의미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강아지의 보폭을 생각해서 계단의 단층이 강아지 체격을 고려한 무리하지 않는 높이면 됩니다.

강아지가 초소형이라 적당한 계단이 없다면 슬라이드가 나을 수 있겠죠.



그렇다면 영양제는 어떨까요?

슬개골 탈구를 예방하겠다고 영양제를 많이들 급여하는데, 사실 영양제는 질환 예방에 효과는 없습니다. 예방이라기 보다는 슬개골 탈구로 발생하는 염증을 약간 경감시켜주는 효과 정도만 기대가 되고 그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슬개골 탈구를 예방하고 싶다면, 외상성 요인의 방지를 위해 다리에 충격이 가해질만한 행위(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등, 무릎에 강하게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주시고, 무릎에 무게가 실리지 않게 과체중이나 비만을 조심해야 합니다.

다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 평상시 열심히 산책하면서 다리 근육을 튼튼하게 길러주는 것 정도가 예방책이라고 볼 수 있겠으며, 영양제가 슬개골 탈구의 발생 기미도 없는 상태에서의 탈구 예방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효과가 있는 성분을 작용을 원하는 곳에 직접 주사하지 않는 이상 입으로 먹어서 그 성분이 원하는 위치에 작용을 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관련 내용은 아래 링크의 게시글에서 더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 강아지·고양이 영양제/보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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